한국인의 재래시장 경기 양주 덕정오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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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시장, 전통오일장, 전통시장특산물, 재래시장의 맛과추억

한국인의 재래시장 경기 양주 덕정오일장

 경기 양주 덕정 오일장 시장은 조선시대부터 꾸준하게 장이 선 재래시장이다. 전철 1호선 덕정역 바로 맞은편에 장이 서기에 교통이 편리해서 좋다. 2일과 7일에 장이 서는데, 2일 날 날씨가 참 좋고 미세먼지도 없어 오전에 배낭을 메고 지하철에 올라탔다. 오후에는 다른 일이 있어 오전에 갔다 와도 충분한 시간이라 마음 편히 갔다. 주변에 서정대학이 있는 때문인지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양주 지역은 고려시대에는 개경, 조선시대에는 한양과 지척에 있어 수도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조선시대에 들어서 함경도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주를 거쳐야 할 정도로 중요한 길목이었다. 그래서 곳곳에 역과 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런 지리적 이점을 안고 양주 지역에서는 예부터 시장이 많이 개설되었다. 조선 후기로 가면서 상업이 발달하고 시장을 중심으로 민간 상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누원점을 중심으로 크게 활성화되었다. 특히 한양 시전 상인들의 독점권인 금난전권이 미치는 영역 바깥이라는 점을 활용해 함경도 특산물인 어물을 비롯해 북포라고 불린 삼베를 매점매석하여 크게 성장했다.

 양주 지역은 해방 이후 의정부를 비롯해 남양주, 동두천이 차례로 분리되면서 시장 또한 약화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시장 또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양주 지역에는 조선시대부터 존재했던 가래비 시장, 덕정 시장을 비롯해 선산 시장이 개설되어 있다. 양주 지역은 군사적인 요충지였기 때문에 삼국시대부터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툼이 많았다. 통일신라 시대에는 내소, 고려때는 견주로 불리다가 고려 문종 때 서울이 될만한 역사적 배경과 자격이 있다는 의미에서 양주라고 불렸다. 

 우리 재래시장인 경기 양주 덕정 시장은 경원선 덕정역이 생기면서 장터를 역 주변으로 이전했으며,  양주 가래비 시장은 조선시대에는 가라비라고 불렀다. 가라 비와 가래비는 모두 길에서 유래했고 갈은 갈림길 즉 두 갈래로 나뉘는 삼거리를 의미한다.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후반 양주 지역에 개설되어 있던 시장은 7곳이었다. 이 중에서 가압장과 덕정장은 <동국 문헌 비고>에 나왔던 가라비장과 신천장의 다른 이름이다. 덕정장은 일제 강점기 때인 1914년에 서울과 원산을 있는 경원선이 개통되어 덕정역이 생기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교통의 중심지가 신내(신천)에서 덕정역으로 바뀌었고 시장 또한 덕정역 주변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덕정장이 되었다.

 경기 양주 덕정오일장이 규모가 커진 것은 한국전쟁 중에 영국군과 터키군이 이곳으로 진주한 다음의 일이었다. 군대에서 흘러나온 군수 물자가 거래되었고, 전쟁 이후에는 포목점이 호황을 누리며 장세를 유지했다. 과거 우시장이 크게 열렸지만 이후 사라졌다. 과거에는 장터만 덩그렇게 있었는데 1970년대 농협 연쇄점이 생기면서 상가가 들어섰고, 오늘날과 같은 형태가 된 것은 1980년대였다. 오늘날에는 역 주변에 골목이 형성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장날이면 매우 혼잡해진다. 골목길에 양옆으로 좌판이 펼쳐지고 골목이 끝나는 지점까지 이어져 있다.

 이날은 봄날인지 씨앗들이 많이 보였다. 각종 꽃씨를 담은 봉지들이 늘어져 있고 곡물들과 봄나물들도 많이 보였다. 생선을 파는 곳이 다른 시장보다 특히 많은 것 같았는데, 그 유명했던 삼베는 이제는 보일듯 말 듯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여기 양주 덕정오일장에는 먹을거리와 식재료, 일상에 필요한 잡화 등을 파는 곳이 많았으며 특히 메주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새끼줄에 매달린 메주들과 그 옆에는 할머니가 직접 담은 된장(조선된장)이 양동이에 담겨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조금 맛을 보니 옛날 장국 맛이 생각나 만원을 주니 꽤 많이 준다. 마침 마가 눈에 보여 산마와 더덕도 주섬주섬 배낭에 넣었는데 배낭 가득 담겨 제법 무거웠다. 강원 지역처럼 여기저기 파는 곳이 많이 있지는 않지만 물건이 제법 괜찮기에 샀다.

 양주 지역은 동쪽으로 포천, 서쪽으로 파주와 고양, 남쪽으로 고양과 서울, 북쪽으로 연천과 동두천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광주산맥의 끝자락에 위치해 동쪽과 서쪽에 높은 산이 있고, 중앙에 남북으로 길게 평야가 펼쳐져 있다. 동쪽과 서쪽에 있는 산들에서 발원한 하천들이 북쪽으로 흘러 들어가 한탄강과 만난다. 양주의 평야는 이 하천들이 일구어 놓은 것이다. 따라서 양주 지역은 산지가 많고 농작물도 쌀보다는 배추와 무, 상추 등 밭작물이 많으며, 깨와 배의 생산이 많은 편이다. 특히 산지에서 생산되는 밤은 예부터 양주의 특산물이었다.

 송나라의 사신으로 왔다가 고려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기록한 <고려도경>을 쓴 서긍은 "양주의 밤이 복숭아의 맛과 견줄만 하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맛이 뛰어났다. 그러나 1960년대에 병충해의 피해를 입으면서 급속도로 밤 재배가 감소했다. 양주에서는 전통적인 특산품인 밤을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한 산지가 많아서 관광지도 주로 산과 계곡에 집중되어 있는데, 수도권에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 송추계곡과 도봉산과 만장대, 소요산 등이 유명하다.

  시장 안에 먹거리를 파는 곳은 천막을 치고 부침개와 국수 등을 파는 곳이 한군데가 눈에 보일 정도라서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양주 덕정오일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좁은 골목길이 끝나는 곳까지가 전부이다. 그 옛날의 명성이 많이 퇴색된 듯하여 아쉬운 마음을 안고 덕정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 시니어 공모전에 영상 하나를 만들어 봤습니다. 한번 보시고 많은 응원과 홍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https://youtu.be/0d3XkwI1F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