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재래장 그 장터에서 배우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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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시장, 전통오일장, 전통시장특산물, 재래시장의 맛과추억

한국인의 재래장 그 장터에서 배우다 <1>

한국인의 재래장 그 장터에서 배운 이야기

 한국인으로서 우리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우리의 재래장을 나름의 생각 끝에 가보기로 마음을 먹고 조선의 장터이자 대한민국의 장터인 한국인의 재래장 그 오일장 장터를 한군데씩 가보았다. 지금 살고있는 주변의 전통시장들은 다들 많이 가보았기에 어떤 곳인 줄은 모두들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옛날의 전통어린 시골장터를 선택해 다녀보리라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나름의 스케줄을 피해 장날의 일정을 고려하다 보니, 조금 더 많은 곳을 자주 가보질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을 한 것같아 내심 마음은 즐겁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없이 발길가는 대로 떠났던 한국인의 재래장인 오일장 그 장터에서 우연히 마주친, 좌판앞에 쪼그려 앉아 있는 할머니 어르신의 모습을 보고 뭔가가 가슴에 뭉클 와 닿음을 느꼈다. 그리고 또 다른 오일장 장터에서 잡곡류나 산에서 캔 산나물 등에서 새로움을 보게 되었다. 새롭게 단장된 우리의 재래장인 시장의 모습에서는 옛날의 지저분하고 냄새나던 모습 대신 더 많은 빛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출발했던 그 기행을 지금 중간의 시점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의 배움을 조금이나마 적어볼려고 한다.


​- 재래장 그 장터에서 배우다

* 전통시장이란

 옛날 우리가 사용했던 재래시장이란 말은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고유의 전통적인 시장을 의미하며, 통상 근대적 유통시설이 본격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1980년대 이전에 개설된 시장이거나, 시설이 노후화하여 재개발을 필요로 하는 상설 재래시장과 정기시장을 총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시장과 관련된 현행 법률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며 이 법률에서 시장이나 재래시장 대신 전통시장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즉 시설의 개수나 보수, 정비가 필요한 시장이나 유통기능이 취약하여 정부 지원이 필요한 시장을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조(정의)에서 전통시장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의 재래장인 오일장 그 장터에서 내가 깨닫고 배운 것 중 첫번째는 지역의 특산물에서 배운 것이다. 말하자면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우리는 시장에서 쉽게 볼 수가 있다. 시장을 이리저리 다니다 둘러보면 공통적으로 있는 농수산물과 각종 채소류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특별히 그 지역에서만 생산되고 많이 나는 그러한 품목들이 있다. 이 특산물들은 그 지역을 대표하고 있는데 품질이 아주 우수하면서도 특이하고 또한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그 지역의 산과 밭의 흙 속에서 자라나는 그들만이 지니고 있는 이 특산물을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우리 개개인의 사람들한테는 한국인의 재래장인 이 장터의 특산물처럼 내게만 지니고 있는 그런 특산물은 없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문득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없는게 아니라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우리 모두는 다 자기만이 지니고 있는 자신의 특징이 있다. 그것이 바로 개개인의 장점(merit)이 아닐까. 내가 할 수 있고 가지고 있는 자 자신의 그 많은 것들 중에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게 분명 한가지는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살아오면서 전혀 알지 못했던 나의 장점을 뒤늦게 깨닫고 알게 되었기에 인생 2막에 이 길을 걸어가고 있지 않은가.

한번씩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고 깊이 생각해보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그러한 부분을 분명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개발하고 닦고 노력해간다면 장점이 강한 강점으로 변해가지 않을까 싶다. 한 번쯤은 모두 자기 자신을 깊숙히 들여다 보길 바란다. 그리하여 내가 지닌 많은 것들 중에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나 자신의 특산물을 찾아내어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갈고 닦아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로 한국인의 재래장인 그 장터의 변함에서 배웠다. 옛날에 재래장인 모란시장을 가면 가축들의 냄새로 역겨움과 함께 비명소리에, 또 가축들의 죽어있는 모습에 놀라서 도망간 적이 한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 중 특히 여자분들은 섬뜩한 가슴에 더욱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이번에 가보니 깨끗하게 정리된 가게들과 잘 꾸며진 주변 시설들에 많이 놀랐다. 역시 많은 돈을 들여 정비를 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다른 시장들도 가서 보니 다 깨끗하게 변한 모습으로 나를 맞아 주었었다.

 질퍽거리는 땅에 옷을 버리지 않아서 좋았고, 깨끗하게 진열된 매대위의 물건들에 더 믿음도 갔다. 수많은 시간의 흐름속에서 한국인의 재래장인 장터가 옛날의 때묻은 모습을 지우면서 변해온 것이다. 장사하는 상인들도 어느듯 많이 변해있는 모습을 보였다. 겉 모습뿐만 아니라 손님들은 대하는 태도까지 모두 하나같이 변했다.

이렇게 시장의 변한 모습에서 난 변화(change)를 읽었고 배움을 얻었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적자생존의 법칙을 재래장 장터를 다니면서 보고 배웠다. 그렇다. 우리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무는게 편하다고 가만히 있으면 스스로 도태되고 마는 것이다. 사회는 냉혹한게 아니던가.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변화를 추구해도 따라가기가 벅찬 이 현실에서 그냥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일까. 내가 가진 장점을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갈고 닦으면서 변화를 추구해 나가도록 하자. 그리하면 분명 어느 시점에 가서는 이전의 내가 아닌 한층 더 새로워져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는 현실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끊임없이 변하는 자세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인의 재래장인 시골장터도 살아남기 위해 시설의 현대화를 꼬하는 외적인 변화와 함께 내적으로도 변화하고 있질 않은가. 둘러보면 분명 눈앞에 보일 것이다. 이렇듯이 우리의 장터에서는 배울 것이 참 많다.

 한국인의 재래장인 그 장터에서 세번째 배움은 장터 할머니한테서 배우게 되었다. 내가 재래장 장터를 신나게 구경을 하다가 산나물들을 앞에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을 보고선 갑지기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던 것이다. 무엇 때문일까...

어느 시장에서든 제일 많이 보이고 마주치는 분들이 바로 이 장사하시는 할머니들이 아닌가. 둘러보면 제일 흔하게 눈에 들어오는 모습들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엉뚱한 생각에 가던 발길을 멈추고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을까.

이 시장의 역사는 바로 우리 어머니들 또 그 위의 어머니들 또 그 위.... 그분들이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참고 견디면서 숱한 세월을 이겨 나왔기에 이 시장이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차가운 허허벌판에 좌판을 펴고 손에 물집이 생기고, 갈라져가며 뜯고 뽑고 하여 가져온 채소와 나물들. 고대에서부터 내려온 유구한 역사 속에 할머니들이 버티고 있었기에 한국인의 재래장인 이 장터는 지금도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시장도 유기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살아 움직이고 있는 유기체가 오일장 장터인 것이다.

자식과 가정을 살리기 위해 인고의 세월을 버텨온 할머니의 주름, 그 속에서 난 인내(Patience)와 끈기를 보았던 것이다. 참으로 배워야 할 가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내가 가진 나의 장점을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참고 인내하며 키워낼 수 있다면 참으로 강한 강점으로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생각해봤다.

이것이 한국인의 재래장인 그 장터에서 배운 세 번째 깨달음이었다.

https://youtu.be/oznYuN7Bd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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